자기전에 되는대로 찌끄렸던 그라레그

그라이바흐의 심미안은 세상 어느 현인에도 뒤지지 않았다 누구의 명언도 곧이곧대로 믿지 않았고 누구의 규칙에도 기대지 않았다 자신의 방식으로 세상을 이해했다 그러나 그 감정은 스스로 이해하기엔 너무 깊고 바다처럼 넓었다가는 자갈처럼 옹졸했다
처음이었다 아무 갈피도 잡을 수 없는 것은 잡고 싶었다 잡히지 않는 그녀를 잡고 싶었다 책을 뒤져 조언을 구했다 그라이바흐는 울었다 혼자서 통제할 수 없는 감정이 분해서 조금 울었고 그녀가 그 모든 조언 속 묘사보다 아름다워서 많이 울었다
레드그레이브를 사랑하냐고 하면 그라이바흐는 쉽게 대답할 수 없었다 그는 일반적인 사랑이라는 것을 모른다 레드그레이브에게 가진 것과 비슷한 감정은 세상 어디에도 가질 수 없다 그러니 모른다 이 감정을 무어라 불러야 하는가 빗댈 수 있는 곳이 어디도 없었다
경이고 꿈이고 가슴에 부푸는 아름다움 그는 공중에 떠오르지 않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썼다 현실에 발 붙이고 있기 위해 발버둥쳤다 그녀로 가슴이 차올라 공중에 떠오르는 형제가 있었다 그는 그녀가 조금 덜 꿈같았으면 했다 여신이 손 안으로 떨어졌으면 했다
너는 사람일 뿐이야 한명의 여자일뿐야 내가 그렇게 만들 거야 꿈이여 부디 내 일상이 되어 주오. 꿈이여, 내 신성한 통속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