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절 사랑하십니까? 라이브러리안은 무릎을 꿇고, 눈을 맞추고는 정중하게 물었다. 레드그레이브는 미소지었다. 모르는 사람이라면 저절로 그런 질문을 한 것이 부끄러워질 법한 자상하고 따뜻하고 부드러운 미소. 살가드는 웃지 않았다.
레드그레이브는 무릎 꿇은 살가드의 얼굴을 끌어안았다. 진심으로 그대를 사랑하고 있다.
사실 사람이라면 그녀는 누구라도 좋았다. 누구든 사람이 사랑을 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눈물이 차오르게 한다. 그녀는 그렇게 만들어져 있으니까. 그 말은 속으로 삼켰다. 그러니 눈앞의 사서가 웃지 않더라도, 어쩔 수가 없었다. 말한 것만은 진심이었다. 살가드는 가만히 그녀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그러더니 활짝 웃었다.
어딘가 어긋나 있을지도 모른다. 그가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그녀뿐이고, 그녀의 사랑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그뿐이었다. 그러니 어딘가 어긋나고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사랑과 다르다 해도, 그건 레드그레이브로서도 살가드로서도 어쩔 도리도 어쩔 필요도 없는 일이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