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노래

세르웬님이 신청해주신 자캐커플 커미션 단챠형입니다. 2학년 즈음 츠유하 시점으로 슬프거나 잔잔한 느낌 부탁하셨는데 츠유하가 슬픈 게! 싫었습니다! 토우츠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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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스케줄이 빈 토요일 저녁, 가방을 정리하다가 주머니 쪽에서 네모난 종이상자를 발견했다. 한 번에 정리하려고 책상 위에 와르르 쏟아놓은 타로 카드, 화장품 파우치, 목캔디, 별 모양 머리끈, 학원 근처 초콜릿 카페의 쿠폰……. 그리고 그 사이에 놓인 작은 반창고 상자. 유키시로 츠유하는 몸을 웅크리고 앉아 반창고를 손끝으로 한번 톡 쳤다.

요즘은 쓰지 않는 물건인데, 가방에서 뺄까.

그리고 다시 한번 톡 쳤다.

역시 다시 넣을까.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상자를 노려보던 츠유하는 결국 파우치 안에 반창고를 넣고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엷게 웃으며 제 무릎을 끌어안았다.

“이런 걸 넣으면, 쓰기를 기다리게 되어버리잖아요. 행복의 마법사 실격일까요~?”

이제는 지난 일이었다. 이자요이 아카렌이 휴학한 것도, 디에스이레에 남은 히라노 토우야와 타츠노죠가 신경전을 벌이고 싸우던 것도, 그래서 츠유하가 토우야를 발견해서 반창고를 붙여주곤 했던 것도, 이제는 모두모두 지나간 일. 아카렌은 돌아왔고, 디에스이레의 멤버들은 안 그런 척 하지만 전에 없이 의욕적이다.

“지휘자는 갖춰졌어.”

며칠 전 학원에서 마주친 토우야는 그렇게 말했다. 전에 없이 든든해 보이는 모습에 기쁘고 뿌듯하면서도, 가슴 한편이 아린 것은 어째서였을까. 디에스이레의 연습실을 향해 멀어지는 토우야의 뒷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츠유하는 눈을 떼지 않고 바라보았다.

“오늘 저녁도 토우야는 노래를 연습하고 있겠죠. 조금은 예전이 그립다고 말하면 안 되겠죠? 마법사는, 이런 마음을 가지면 안 되는데…….”

한숨처럼 웃으며 츠유하는 창가로 걸어갔다. 어느새 날이 저물어 어둑한 밤하늘에 색색의 별들이 반짝거렸다. 별들에게 소원이라도 빌어 볼까? 당신이 나를 돌아보게 해 달라고……. 츠유하는 손끝으로 창을 밀어 열었다. 살짝 열린 창틈으로 서늘한 밤바람이 훅 밀려오고, 밤바람 같은 긴 머리가 흩날려 뺨을 간지럽혔다. 츠유하는 눈을 내리깔았다. 금빛의 눈동자가 언뜻 흐렸다가, 곧 다시 별처럼 빛나기 시작한다.

“들려요. 별들의 노래가.”

토우야도 지금 노래를 부르고 있죠? 느낄 수 있어요. 별을 통해 들릴 것만 같아요, 토우야의 노랫소리가……. 별이 밝게 빛나기 위해서는 수많은 시간을 거쳐서 팽창해야 한다고 하죠. 토우야는 지금 그런 시간을 거치고 있는 거겠죠. 언젠가 당신은 그 누구보다도 빛나는 별이 되겠죠. 그러면, 나는 그 별에게 소원을 빌어야지.

눈부시게 빛나는 별은, 마법사의 소원도 이루어줄까요? 알 수 없지만, 느낄 수 있어요. 밝게 빛나는 당신의 미래를 느껴요. 그러니 지금은 괜찮아요. 우리가 수없이 많은 일을 거치고, 더 높이 빛나는 별이 된, 저 먼 미래의 하늘 아래에서 우리 다시 만나도록 해요. 언젠가의 그 날을 나는 계속해서 기다릴 거예요.

수없이 많은 별들이 점멸하는 하늘 아래, 츠유하는 어느 별보다도 환하게 웃었다.

“자, 보고 있나요? 눈부시게 아름다운 밤이에요, 토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