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행위’를 시작한지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어느새 이젠 둘 사이에 습관처럼 자리잡았다. 함께 연습을 하던 중이든, 요리를 하던 중이든 어느 때든 미카가 슈의 손을 끌어당겨 손끝으로 더듬다가 검지와 중지 마디 사이의 움푹한 곳을 찾아 누르면 그것이 신호였다. 지금은 그럭저럭 익숙해진 슈이지만 처음 미카에게서 청을 들었을 때는, 기겁했다. 그런 행위를 따로 칭하는 용어가 있는 줄은 나중에야 알았다. 그래도 어차피 녀석이 일종의 쾌감을 원해서 청하는 것이라면, 성교 따위보다는 이 쪽이 안전하고 위생적이고 간편하지 않은가. 처음 승낙할 때는 그런 계산이었던 듯도 하다.
미카는 슈의 손을 잡아끌고 가까운 벽에 몸을 기댄다. 그리고 땅에 떨어진 새처럼 몸에 힘을 쭉 빼고는, 앞에 선 슈의 손을 잡아, 제 목 위에 올리는 것이다. 긴 손가락이 목을 감싸고, 그 손은 다시 미카의 손이 감싸고 있다. 미카가 목이 길게 빠지도록 고개를 들고 눈을 까닥거린다. 이제 손에 힘을 주면 되는 차례이다. 하지만 레이스를 뜨고 수를 놓던 손에 우악스런 행위는 익숙하지 않아, 행위는 오히려 조심스러운 시험의 단계에 가깝게 된다. 아직 채 굵게 여물지 못한 소년의 가느다랗고 하얀 목 위에 손을 올리고, 천천히, 천천히 엄지 끝에 힘을 가할수록, 벌어지기 시작하는 미카의 입술과 흐려지기 시작하는 눈빛. 그리고 동시에 스멀스멀 쾌감처럼 온몸을 죄어오는 것들. 손끝의 미세한 힘의 조절에 상대의 쾌감이 온전히 달렸다는 사실에 대한 묘한 달성감과, 여기서 자칫 조금만 실수하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조바심과, 자신의 손 위에서 파르르 떨리고 있는 양손에 대한 두려움과 나는 어째서 이 행위를 하고 있는가 하는 일말의 의문. 그리고 그 속에서 눈물 고인 채로 숨을 헐떡이는, 그러면서도 집념토록 이쪽을 향하는 푸른색과 노란색의 두 눈동자를 보고 있으면, 슈는 문득 의문에 사로잡히고 마는 것이다. 목을 조르는 것은 나인데 어째서 내가 이토록 죽을 듯 숨이 죄는지.